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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urai Shodown 1 / Samurai Spirits / 사무라이 스피리츠 1 [ Sega Genesis / Mega Drive / MD / 메가드라이브 / 삼성 수퍼 겜보이 ]

게임이야기

by 남키키 2023. 2. 2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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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시리즈를 소개해 드리면서 제가 어렸을 때 크게 게임을 즐기지 않았고 꽤 오랫동안 현대컴보이라는 게임기로만 게임을 했다는 것을 말씀드렸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PC도 없어서 또래애들과 노는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지식의 부재를 크게 느꼈었죠.;;;;

그러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같이 놀던 친구와 오락실에 푹 빠졌었죠.

저는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좀 특이했었는데 오락실에 가면 게임은 한 두 판만 하고 나머지는 다 구경만 했습니다.

돈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했다기보다 정말 구경자체를 즐겼죠. 게임의 그래픽이나 음악, 기술시전하는 연출 같은 것을 보는 게 정말 좋았었습니다.

그렇게 제 안에서 새로운 게임기에 대한 열망이 꿈틀댔습니다. 그때 제가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게임기를 사달라고 졸랐던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몇번 무시하시다가 결국 외삼촌을 시켜서 저를 청계천에 데리고 가보라고 했죠.

당시에 청계천의 의미는 온갖 것을 다 파는 만물상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복원하기 전의 모습은 고가 다리가 있는 시장이었죠.

그저 외삼촌이 가는것을 뒤쫓아서 따라가다가 어느 매장 앞에 섰는데 당시 제가 게임기에 대한 어떠한 지식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저 현대컴보이만 아니면 좋았습니다. 그렇게 외삼촌의 고심 끝에 아주 낡은 게임기 하나를 골랐습니다. 제 기억엔 그 자리에서 납땜 같은 것도 해주고 그럴 정도로 낡은 게임기였는데 바로 이 기계였죠.

 

16 비트라는 글자가 임팩트 있게 양각되어 있던 슈퍼 겜보이입니다. (일본명 메가드라이브)

그 당시에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 앞에 게임들을 팔던 컴퓨터 가게 있었는데 거기서 이 게임기를 많이 봐왔습니다. 딱 생각나던 게 '이 게임기로 소닉을 했던 것 같다' 였었고,특히 16비트라는 단어의 의미를 저는 현대슈퍼 컴보이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괜스레 흥분됐었죠. 이제껏 제가 집에서 즐겼던 게임과 비교해서 더 발전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으니까요.

거기에다가 매장에서 같이 껴준 팩이 무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2'였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당시에 정말 대단한 게임이었고 제가 오락실에 가면 꼭 구경하는 게임이었습니다.(플레이할 엄두는 안 났습니다. 너무 소심해서 질까 봐 걱정돼서 말이죠.;;)

그렇게 룰루 랄라 집에 와서 게임기를 켰는데 진짜 오락실에서 봐왔던 스트리트 파이터가 그대로 실행되는 게 너무 꿈만 같았죠. 당시 시각으로는 오락실과 똑같아 보였습니다. (일명 막눈)

이 슈퍼겜보이와 수스파 2를 산날이 진정 제 게임라이프의 시작이었죠.

 

 

 

 

그렇게 새로운 게임기와 스트리트 파이터로 거의 일 년 가까이 즐겼었습니다. 진짜 안 질리고 일 년을 이 게임만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이것만 했다기 보다 다른게임은 없었기 때문이죠. 결국 저는 두번째로 어머니를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게임 하나만 사달라고 말이죠. 이때 어머니 반응이 기억나는데 '그래. 하나 사러가자.'하고 바로 수락하셨습니다. 어머니 생각으로도 애가 일년을 게임하나 만 가지고 하는 게 좀 안쓰러우셨나 봐요.

그때 우리 동네에 진로유통이라는 백화점이 있었는데 후에 아크리스 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꾸고 IMF때 사라졌습니다. 위치는 현재 국제전자센터 바로 옆이지요. 그곳을 어렸을 때부터 자주 놀러 가곤 했었는데 그곳 게임기 매장에서 자주 게임을 하곤 했습니다. 어머니가 새로운 게임을 사주신다고 하니 바로 생각난 곳이 거기였습니다.

그 백화점에 도착해서 새로 살 게임을 한참 고르다가 결국 산 것이 바로 이 게임입니다.

 

 

 

 

사무라이 스피릿츠입니다. 나중에 패키지에 붙어있던 가격표를 보니 7만 원이 넘더라고요.

지금도 7만 원은 절대 적은 돈이 아닌데 당시는 말할 것도 없죠.

정말 알뜰한 우리 어머니가 저에게 그런 큰돈을 들여 게임을 사줬다는 사실에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감동해서 아직도 이 게임만큼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오랜만에 꺼내서 사진을 찍는데도 괜히 아련하게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게임 얘기를 하자면 한창 대전격투가 오락실을 장악했을 때 캡콤과 함께 격투게임을 양산하던 snk가 발매한 게임이죠.

그 분위기와 포쓰가 장난이 아닌지라 인기가 많았던 게임입니다. 그걸 메가드라이브로 이식한 작품인데 그래픽적으로는 당시 막눈이었던 제가 보기에도 약간 열악해 보일 정도로 다운이 심했습니다. 게임감각 자체는 너무도 잘 이식해서 재미는 확실했었던 타이틀입니다.

 

 

 

 

 

 

뒷면입니다. 등장 캐릭터들이 소개되어 있고 배경에는 보스 캐릭터인 아마쿠사가 있네요.

vs모드에서 아마쿠사도 선택가능했었죠. 이 게임을 산후에 친구들을 불러서 vs모드를 정말 많이 했었는데 서로 아마쿠사를 고르곤 했죠.

이식되면서 어스퀘이크가 삭제되었는데 저는 이 타이틀로만 했었기 때문에 어스퀘이크라는 캐릭터의 존재를 오랜 시간 후에 알았었습니다.

 

 

 

 

 

카트리지의 모습.

하오마루의 이미지가 너무 멋있었죠. 지금은 약간 쾌남의 이미지이지만 저때만 해도 카리스마 쩔던...

 

 

 

 

 

 

매뉴얼입니다.

왼쪽 상단을 보면 보라색의 무언가가 묻어있는데 이건 어릴 때 태권도 학원에 같이 다니던 친구가 빌려가서 묻혀온 것입니다.

빌려주기 전만 해도 완전 새것처럼 아꼈었는데 그 친구집에 갔다 온 뒤로 여기저기 찢어지고 접히고 뭐가 묻고... 저 보라색은 무엇인지 짐작도 안됩니다. ㅎㅎ

그 친구 덕분에 살면서 교훈하나는 확실히 얻었죠. 내 소장품은 남에게 빌려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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